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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하는 인간 / 노르베르트 볼츠 저 (독후감 / 리뷰)

오태헌 2022. 11.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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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잘 노는 법을 알려주는 책인가?]

하는 마음으로 집은 책입니다.

 

'노르베르트 볼츠'라는 독일의 철학자가 쓴 책으로

제가 생각한 '잘 노는법'에 대한 책이 아닌

'사람은 놀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면서 1918년 출간된 심리학자 카를 뷜러의

유아의 정신 발달에 대한 책에서

<즐기기, 놀이하기, 만들기> 이렇게 세가지로 구분된 것을 이용하여

 

19세기는 생산자의 시대

20세기는 소비자의 시대

21세기는 놀이하는 사람의 시대가 될 것이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무미건조함과 고독, 불안과 우울증에 면역력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대로 해석하면 놀지 않는 사람은 병들어 있거나 병이 들 것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아이는 놀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른은 놀아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노는 어른은 유치하다고 폄하하거나

게임 중독 위험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작가 역시도 현재 우리 사회는

'놀이 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그의 행동은 경제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여긴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난 뒤

'이 시간에 영어 공부를 했더라면,

이 시간에 피아노 연습을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말이에요.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이성적 인간들'의 비판에 맞서기 위해

'위트는 해방된 무의미의 쾌락'이라는 프로이트의 말을 이용하며

놀지 않는 사람들은 웃지 않는,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놀이는 기분의 만족 상태를 촉진하기에,

놀이 속에서 건강한 감정을 즐길 수 있기에

놀이는 유용하다고 주장합니다.

 

 

[편안해진 우리의 삶]

우리의 삶은 과거에 비해 너무나도 안전하고 편안해졌습니다.

편안하고 안전해졌다는 것은 

반대로 지루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높은 생활수준을 위해 쾌락이 희생되었고

편리함을 얻은 우리는 지루함 또한 얻었기에

이를 해결한 자극이 필요해졌습니다.

작가는 이 자극을 '위험하지 않은 위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번지 점프를 할 때, 롤러코스터를 탈 때

한편으로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수많은 안전 장치로

완전한 통제 아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위험하지 않은 위험인 것이죠.

 

이러한 것은 단순히 번지 점프나 롤러코스터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핸드폰 게임이나 컴퓨터 게임 역시

위험하지 않은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뭐 총을 쏜다거나, 어디 몰래 잠입한다거나?

실제로 행동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일이지만

게임에서 나의 캐릭터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실제의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니 말이에요.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I 토머스는

우리 삶을 추진하는 네가지의 근본적 소망으로

모험심, 안정감, 인정, 응답을 이야기 했는데

놀이가 이것을 완벽히 충족합니다.

 

 

'야 게임하지말고 뉴스 좀 봐라.'

'만화같은거나 보지말고 영화나 좀 봐라'

 

그러나 작가는 단순히 게임이 아닌

TV프로그램이나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TV나 영화관에서 다른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있는 것을

우리는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사람들이 재해에 관한 뉴스에서

정보가 아닌 재해와 나 사이에 놓은 거리를 즐긴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무서운 영화나 실제 재해 뉴스역시

공포의 즐거움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9시 뉴스는 9시 뉴스를 하고

사람들은 조용히 예상치 못한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며

대중매체는 우리들을 위해 세계 속의 나쁜 일들을 찾아 헤매고

우리는 두려워하는 자세를 익히고,

 

대중매체는 일상화된 불안함을 위한 안정된 틀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대중매체는 계몽이 아니라 오락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웹 서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어떠한 정보를 수집하거나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웹서핑을 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파도 위에 머물러 있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워커 홀릭]

근데 가끔 보면 건강한데 놀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워커홀릭... 이라는 사람들이죠

이런 사람들은 일이 놀이가 된 사람들입니다.

 

작가는 작가의 어린 딸의 수학 숙제나 그리스어 숙제를 도와준다고 합니다.

근데 이게 어린 딸에게는 귀찮은 숙제지만

작가에게는 즐거운 놀이로 생각됩니다.

 

어린 딸에게는 숙제가 반드시 해야하는, 귀찮고 하기싫은 힘든 일이지만

작가에게는 이것이 과중한 부담이 되지 않으니

스도쿠 문제같은 [놀이]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워커홀릭과 '소외된 노동자'를 구분해주는

'일에 대한 유희적 태도'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사실 작가가 이야기한건

'죄책감을 갖지 말고 제대로 놀아라!' 라는 내용이었겠지만

무신론자 주제에 청교도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건지

책을 다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웹서핑이나 게임을 하는 것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오히려 저는 워커홀릭처럼 일에서 즐거움을 찾거나

조금 더 생산적인 취미 활동에

작가가 이야기한 '위험하지 않은 위험'을 만들어가면서

즐기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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