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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일기] 고정을 못한 떨어진 고정 유지 장치. 다 뜯어버리고

오태헌 2019. 10. 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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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일기] 고정을 못한 떨어진 고정 유지 장치. 다 뜯어버리고

 

매번 블로그 글을 쓰지 않고 있으니 시간만 나면 자꾸 망상을 하게 됩니다. 혼자 멍때리며 머릿속으로 글을 쓰는데 그렇게 글이 한개 두개를 넘고 다섯개쯤 생각하고 있다보면 '그냥 블로그로 적지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그나마 망상을 할 시간이 없이 살아왔기때문에 이러한 행동을 잘 하진 않았는데 개천절인 오늘은 평소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보니 또 머릿속으로 글을 쓰고 있었고 몇개쯤 생각하다 이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노트북을 잡았습니다.

 

 

이 글도 이제서야 쓰긴 하지만 교정하고나서 좀 중요한 내용이라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내용만 듣고 보면 그닥 적을 내용은 없지만 말이에요.

 

 

아침 식사를 하던 때였습니다. 배가 고팠던 아침, 연근 튀김을 반찬해서 밥을 먹고있는데 상단 좌측 끝 고정식 유지 장치가 떨어졌습니다. 떨어진 걸 확인하고 식사를 하는데 기분 좋은 아침을 방해하는 그 걸리적 거림과 이제 교정도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게 떨어져서 치과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귀찮아져서 그냥 다 떼버리기로 하고 유지장치 하나를 잡고 잡아다녔습니다. 고정식 유지 장치는 기존 교정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잘 떨어졌습니다. 잡아다니기 시작하니 또도도독 하면서 순식간에 다 떨어졌습니다. 윗니 안쪽에 붙어있는 레진이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거슬리는 고정장치가 없으니 좀 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치과 형에게 톡으로 알려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너무나 놀라시며 '그렇게 되면 교정을 해놨던 이가 금방 다시 변형이 올 거라며 얼른 치과에 가서 다시 붙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윗니는 그닥 뒤틀림이 심하지 않았고 변형이 온다고 해봤자 뭐 얼마나 오겠어' 라고 생각을 하고 '그냥 이대로 지내겠다'고 톡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두시간 뒤, 무언가 윗니가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교정기를 찼을때 치과에 갔다오면 치과에서 철사를 바꿔꼈을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이가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설마...' 하고 생각했던 저는 그날 점심시간이 지나서 형한테 다시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때쯤이 되니 이가 얼얼하기 시작했거든요. 하지만 형은 '장치를 억지로 잡아서 뗐기 때문에 변형이 왔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장치를 새로 해야된다'고 말씀해주셨고 '일단은 장치를 가지고 치과에 가라'고 알려주셨습니다.

 

망했다. 딱 그때 든 생각이었습니다. 첫번째는 고정 유지 장치 비용은 악당 대략 20만원정도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이걸 또 내야 하고 두번째는 그게 완성 될 때까지는 이가 뒤틀린다는 사실을 받아드려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낭비하고 교정한 것까지 물거품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침의 행동을 굉장히 후회했습니다.

 

일이 끝나고 유지 장치를 가지고 바로 치과로 향했습니다. 치과에 가기전에 미리 전화로 이 놀라운 사실을 전해드렸는데 저는 전화 받으신 분이 저의 대담하고 멍청한 행동에 경의로워하시는 목소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치과에 도착해서 다시 한번 그 대담한 행동을 한 사람이 '나' 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자리에 잠시 앉았다가 불려들어갔는데 아까 형이 말씀해주신 대로 '억지로 잡아 떼서 변형이 왔을 수 있다'라는 걸 말씀해주셨습니다. 솔직히 돈 낼 생각을 헀습니다. 설사 운이 좋게 변형이 오지 않더라도 어쨌든 제가 잡아뗐기때문에 악당 5만원씩 잡고 8개 = 40만원. 최소 40만원정도 쓰겠구나 생각했는데 제가 들은 말은 '그냥 가시면 돼요' 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무료로 그냥 붙여주셨습니다. 이 치과는 무료로 해줍니다! 까지는 사실 아니고 고정 장치를 붙이고 처음 어느정도 기간 까지는 떨어졌을 경우 무료로 붙여준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달아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 접수를 담당하시는 분께서는 그 기간이 지나고 나서는 악당 1만원이니 함부로 떼지 말라는 것을 경각시켜주셨고 저 역시 그렇게 떼면 장치 변형으로 또 다시 절망감을 맛볼 것을 알았기에 다시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 기분 좋은 아침과 기분 좋은 저녁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지만 아침과 저녁 사이는 정말이지 두렵고 절망스러웠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고정 유지 장치를 하고 계시거나 떨어져서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냥 다 떼버려도 되나? 하고 제 글을 보러 오신거라면 절대, 심지어 저처럼 기간이 짧은 경우엔 절대 절대 함부로 장치를 떼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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