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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 시장에 다녀오다.

오태헌 2019. 4.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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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 시장에 다녀오다.

 

요즘은 자주 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일 년에 한 번이나 갈 가하던 동묘 시장이

방송에 많이 나왔는지 10대, 20대가 많이 찾게 됐습니다.

 

저 역시 방송은 보지 않았지만 20대 답게 주변 친구들에게 '동묘에서 옷을 싸게 살 수 있다'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알고는 있었습니다. 동묘에서 중고 옷들을 판매한 다는 사실은 서울에서 어느정도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20년을 넘게 살아있는 저 역시 이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패션의 메카로 변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힙합이 유행하면서 옷을 크게 입고, 구제 스타일이 유행을 하며 더군다나 지갑이 가벼운 10대, 20대들에게 딱 맞는 가격을 선사하는 동묘 시장이야 말로 서울의 또래 친구들에게 최고의 쇼핑 몰이됐다는 사실을 그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아무튼 유행에 뒤쳐질 수 없는 저로서는 동묘로 발을 향했습니다.

10대, 20대가 많다며...;;

동묘 앞에서 나오자 예상과는 달리 할머니, 할아버지. 아니 거의 할아버지들이 계셨습니다.

10대, 20대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아직 동묘는 어르신들의 힘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주목을 하더라도 한국 고령화에 따른 인구 수에 따라 인구수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저는 할아버지들 사이를 참 열심히도 다녔습니다. 하지만 막상 동묘에서 주체적으로 쇼핑을 하려고 하니 꽤나 어려웠습니다. 옷은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당연하게도 사이즈는 대충 적혀있고 없는 사이즈도 많고...

어떤 옷을 어떻게 골라야 할 지 막막해 여기저기 길을 헤매다 보니 패션의 메카답게 멋있는 옷을 입은 할아버지들도 계셨고 간간히 그런 할아버지들처럼 멋진 옷을 빼 입은 20대 친구, 형들도 보였습니다.

그제야 동묘 패션이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스타일링을 한 것을 보니 저도 어떻게 입어야 할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저 역시 그런 스타일을 원했기에 동묘에 온 것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고 옷을 골라 봤습니다.

 

그 후부터는 이전보다는 조금 쉽게 고를 수 있었지만 역시 문제는 사이즈였습니다.

188cm의 키를 가진 저에게 맞는 구제 옷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발 빠르게 움직여 본 결과 3만원에 정장을 구입. 5천 원에 벨트도 사고 15,000원에 구두도 하나 사 신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팔은 조금 짧았고 바지는 단을 자르지 않아서 축 늘어져 있는 옷. 여러군데 손을 봐야 할 것 같은 옷이지만 첫 쇼핑 치고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옷 한 벌도 안되는 값으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옷 구입을 좋아하는 저에게 새로운 놀이터가 생겼고 자주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당연하게도 요즘에는 동묘에서 자주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옷 고르기도 이젠 어렵지 않고 친구에게 추천도 할 수 있는 경지에 오르게 됐습니다. 괜찮은 옷도 이미 많이 건졌지만 더 갖고 싶다는 욕심을 어쩔 수는 없나 봅니다.

 

저는 내일도 동묘에 가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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